서비스 종료된 게임의 보존을 외치는 ‘Stop Killing Games’ 캠페인이 의문의 공격에 휘말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로스 스콧(Ross Scott)은 최근 공개한 20분짜리 영상에서,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가 이 운동을 겨냥해 익명의 허위 고발 서류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게임 보존에 대한 논의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게임 업계는 서버 종료,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주: 디지털 파일의 복제, 수정 등을 제한하여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기술) 문제, 소유권 제한 등의 이유로 ‘과거의 게임들’을 묻어두려 한다. 이에 맞서 Stop Killing Games는 유저가 한때 소유했던 게임에 대한 접근권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에 공감한 유저들은 14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보태며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최근 누군가가 이 운동에 흠집을 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스콧은 “업계 내 누군가가 유럽연합(EU)에 이 운동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익명 고발문을 제출했다”며, 이에 대한 해명과 반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하단 참조)
“자원 봉사도 스폰서?” 업계 반격 본격화
해당 문서는 스콧 본인이 유럽시민발의(ECI) 규정상 ‘스폰서’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며,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하지만 스콧은 EU 공식 규정을 근거로 즉시 반박했다.
- 500유로 이상의 금전적 지원이 있을 경우만 스폰서로 간주
- 현물 후원, 무형의 기여는 금전적 가치가 있어야만 보고 대상
- 자원봉사 형태의 기여는 스폰서로 분류되지 않음
스콧은 “내가 쓴 건 ‘시간’뿐이며, 돈 한 푼도 들지 않았다”며 해당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전문 기여(professional contribution)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내 활동을 왜곡하고 있지만, 내가 한 일은 캠페인을 알리고 간단한 자문을 제공한 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고발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은, 고발문에 포함된 ‘근거’ 내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콧에 따르면, 해당 문서에는 글로벌 게임 전문 매체 PC Gamer의 기사 일부와 임의로 추정한 숫자만 기재돼 있었으며, 500유로 기준을 ‘결정적 단서’처럼 활용하려 한 시도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스콧은 “시작 단계에 불과한 운동을 무너뜨리려는 로비 시도가 벌써부터 나타난다”며 “앞으로 이 운동이 맞닥뜨릴 길이 얼마나 더러운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편, 인디 개발사 Pirate Software 역시 해당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비방하며 여론전을 벌인 바 있다. 이후 여러 유튜버들이 반박에 나서면서 오히려 캠페인 확산의 계기가 됐다.
“’섭종’ 게임 살려내!” Stop Killing Games 캠페인의 정체는?
Stop Killing Games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종료된 게임을 퍼블리셔가 판매 또는 라이선스하도록 의무화하자는 청원이다. 서비스 종료(일명 ‘섭종’) 후 서버가 닫힌 채 방치되는 게임들에 대해, 다른 개발자들이 이를 이어받아 게임을 ‘살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 운동은 2024년 유비소프트가 유료 레이싱 게임 《더 크루》(The Crew)의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며 게임 실행 자체를 막은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사실 유저들의 ‘비공식 복원’ 시도는 이미 예전부터 있었다. 디즈니, 세가, 캡콤 등도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 MMO 게임들의 개인 서버 운영을 암묵적으로 허용해 온 전례가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서비스를 종료한《캐리비안의 해적 온라인》(Pirates of the Caribbean Online), 2010년 서비스를 종료한《판타지 스타 온라인 & 유니버스》(Phantasy Star Online & Phantasy Star Universe), 2019년 서비스를 종료한《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Z》(Monster Hunter Frontier Z) 등의 개인 서버는 지금까지도 운영되고 있다.
2013년, 《룬스케이프》(RuneScape)의 개발사 Jagex는 유저들의 요청에 따라 ‘2007년 버전’을 부활시킨 바 있다. 이는 공식 서버보다 개인 서버가 더 큰 인기를 얻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처럼 게임의 ‘죽음’을 막기 위한 유저들의 움직임은 점점 확산되고 있으며, ‘Stop Killing Games’ 캠페인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업데이트 날짜: 2025년 7월 24일 오후 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