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가면을 뒤집어쓴 나체의 인간
나체의 인물이 말 가면을 뒤집어 쓴 장면. 《Horses》는 인간이 말처럼 살아가는 기괴한 농장을 배경으로 한 불쾌감을 유도하는 공포 게임으로, 최근 스팀에 이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도 금지당했다. 제공: 산타 라지오네

에픽·스팀 둘 다 거부… 발매 하루 전 ‘퇴출’당한 공포 게임《Horses》, 이유는?

전 세계 인디 호러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게임 《Horses》가 출시 하루 전,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도 판매 금지를 통보받았다. 앞서 밸브가 스팀 등록을 거부한 데 이어, 에픽까지 막아선 셈이다.

목차
  1. “사전 승인됐다더니”… 발매 하루 전 받은 통보
  2. 스팀에서는 ‘아동 성적 묘사’ 가능성으로 금지
  3. 스팀·에픽 제외… 《Horses》는 어떤 게임? 
  4. “출시 불가 땐 스튜디오 생존 위협”

개발사 산타 라지오네 (Santa Ragione) 측은 “출시를 위해 수 주 전 제출한 빌드가 이미 승인됐었지만, 24시간 전 갑작스럽게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는 모호한 사유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항소는 12시간 만에 기각됐고, 구체적인 피드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승인됐다더니”… 발매 하루 전 받은 통보

산타 라지오네는 공식 성명을 통해, 에픽게임즈가 《Horses》를 갑작스레 유통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그 결정은 출시 24시간 전에 통보됐다고 밝혔다. 이는 에픽 측의 초기 승인 이후 수 주간 마케팅이 진행된 상황이었다. 문제된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으며, “명백히 사실과 다른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는 모호한 문구만 전달받았다고 한다.

제작사는 이에 항의했지만, 12시간 만에 “추가 설명 없이” 항소가 기각됐다고 전했다.

스팀에서는 ‘아동 성적 묘사’ 가능성으로 금지

앞서 《Horses》는 밸브사의 스팀에서도 출시가 거부된 바 있다. 밸브 측은 이 결정과 관련해 스팀 온보딩 문서를 인용하며, “성적 묘사로 해석될 수 있는 미성년자 표현은 금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의 중심이 된 장면은, 아이로 보이는 인물이 ‘말’ 위에 올라타는 연출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성인 캐릭터로 교체했으며, 게임 내 모든 등장 인물은 20대 이상 성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밸브 측은 해당 변경 이후의 빌드도 검토하지 않았고, 재심사 요청도 수용되지 않았다.

스팀·에픽 제외… 《Horses》는 어떤 게임? 

나체의 인물들이 말 가면을 쓴 채 앉아있는 장면
말 가면을 쓴 나체의 인물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 있는 장면. 《Horses》는 인간이 말처럼 살아가는 시골 농장을 배경으로, 비윤리적 상황에 대한 무비판적 동조를 고찰하는 인디 호러 게임이다. 제공: 산타 라지오네

《Horses》는 말 농장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외딴 시골 농장으로 아르바이트를 떠난 청년이, 말처럼 보이는 존재들이 사실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공포 체험을 다룬다. 실제로 이들은 알몸으로 말 가면을 쓰고 ‘말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제작진은 이 게임이 고의적으로 ‘불쾌감을 유도’하는 작품이며, 사람들이 어떤 비윤리적 상황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하는지를 성찰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게임은 인디 호러 특화 쇼케이스인 ‘인디 호러 쇼케이스(The Indie Horror Showcase)’와, 인디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데이 오브 더 데브스(Day of the Devs)’ 등의 행사에서 공개되며 기대를 모았다.

게임이 금지된 이후, DRM(디지털 권한 권리) 없는 PC 게임 플랫폼 GOG는 해당 작품을 지지하며 공식 입장을 냈고, 《Horses》의 유통을 확정했다. DRM 없는 플랫폼은 구매한 게임을 온라인 인증이나 특정 런처 없이도 자유롭게 설치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산타 라지오네의 호러 게임 《Horses》는 GOG과 인디 게임 플랫폼 itch.io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시 불가 땐 스튜디오 생존 위협”

산타 라지오네는 스팀과 에픽 두 플랫폼에서의 동시 거절로 인해, 사실상 대규모 유저 접근이 차단됐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Horses》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 스튜디오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게임 플랫폼의 규제 정책은 국가별 법률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며, 카지노나 성인물처럼 민감한 장르의 게임도 비슷한 방식으로 유통이 제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표현의 자유를 지향하는 인디 게임에게는, 그 경계가 더욱 불투명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현재 에픽스토어에서는 해당 게임이 여전히 ‘출시 예정(Coming Soon)’ 상태로 남아있으며, 에픽게임즈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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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우
게임 저널리스트
어릴 적 용돈을 받으면 가장 먼저 게임 CD를 사러 가던 이시우 작가는 자연스럽게 게임 라이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 스토리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최근에는 iGaming 콘텐츠 기획으로 활동을 넓혔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땐 예전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며,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팀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