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회장 직책을 신설했다. 초대 회장으로는 《아크 레이더스》를 흥행시킨 엠바크 스튜디오 대표 패트릭 쇠더룬드가 선임됐다. 이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모바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PC·콘솔 시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전략적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 접속자 90만 명… “아크 레이더스가 넥슨을 바꿨다”
- 전략은 쇠더룬드, 실행은 현 경영진… 넥슨 ‘투톱 체제’ 가동
- 아시아 매출 의존 탈피… 서구 시장 정조준
- “히트작 하나면 충분할까?” 남은 과제는 지속성
접속자 90만 명… “아크 레이더스가 넥슨을 바꿨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엠바크의 슈터 게임 《아크 레이더스》는 2025년을 대표하는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다. 누적 판매량은 1,200만 장을 넘어섰고, 1월 기준 동시 접속자 수는 90만 명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간 활성 이용자 수 역시 수백만 명 규모에 달한다.
출시 직후 더 게임 어워즈를 포함한 주요 시상식에서 다관왕을 차지했고, 글로벌 플랫폼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점은 아시아 중심의 퍼블리셔로 인식돼 왔던 넥슨이 북미·유럽의 PC·콘솔 대형 슈팅 시장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는 사실이다.
쇠더룬드는 이 성공의 중심에 있었다. EA의 자회사인 다이스 재직 시절 《배틀필드》 시리즈를 이끌었던 경험, EA 월드와이드 스튜디오 총괄을 지낸 이력, 그리고 2018년 엠바크 창업 후 넥슨과 손잡은 전략적 행보까지. 그의 커리어는 대형 프랜차이즈를 글로벌 히트로 만드는 데 집중돼 있었다. 이 같은 성공 경험을 넥슨 그룹 전반의 전략과 개발 체계에 이식하겠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
전략은 쇠더룬드, 실행은 현 경영진… 넥슨 ‘투톱 체제’ 가동
쇠더룬드는 신설된 회장 직책을 맡아 그룹의 장기 전략과 크리에이티브 방향을 총괄하고, 글로벌 게임 개발 체계 전반을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기존 최고경영진은 사업 운영과 조직 관리 등 실행 영역을 책임진다. 전략과 창작의 설계는 쇠더룬드가, 경영과 현장 운영은 현 체제가 맡는 구조다.
이는 넥슨이 단순 퍼블리싱 기업을 넘어, 글로벌 IP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창작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대목이다.
아시아 매출 의존 탈피… 서구 시장 정조준
국내 게임업계는 오랫동안 모바일·라이브 서비스 중심의 수익 구조에 의존해 왔다. 안정적이지만 지역 편중이 심하다는 한계도 분명했다. 반면 북미·유럽 시장은 콘솔·PC 중심의 대형 IP 경쟁이 치열하다.
쇠더룬드 영입은 단순 보강이 아니라, 그 간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단순히 해외 개발자를 앉힌 것이 아니라, 글로벌 히트 공식을 만든 인물에게 그룹의 창작 방향을 맡긴 것이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아크 레이더스》는 이미 대규모 업데이트를 이어가며 라이브 게임으로서 확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신규 맵 환경, 매치메이킹 개편, 시스템 개선 등 빠른 패치 주기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한 작품의 성공이 곧 기업 체질 개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는 3월 말 예정된 넥슨의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파이프라인과 전략이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와 금융시장의 시선이 그 자리에 쏠리는 이유다.
“히트작 하나면 충분할까?” 남은 과제는 지속성
쇠더룬드는 과거 “거대 기업과 정면 승부하기보다는 개발 방식을 바꿔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엠바크는 대규모 조직 대신 소규모 정예 팀과 기술 기반 협업 시스템을 강조해 왔다. 넥슨이 그 철학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결국 이번 회장직 신설은 단순 인사닌 한국 게임사가 모바일 강자를 넘어, 콘솔·PC 기반의 글로벌 창작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아크 레이더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두 번째, 세 번째 성공이다. 넥슨의 이번 선택이 일회성 흥행을 넘어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답은 향후 몇 년 안에 드러날 전망이다.
업데이트 날짜: 2026년 2월 23일 오전 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