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로고가 표시된 스마트폰과 하락 그래프
영국 정보위원회(ICO)가 레딧에 대해 아동 보호 의무 위반을 이유로 약 28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제공: JarTee

“280억 원 과징금” 레딧, 아동 보호 의무 위반으로 英서 중징계

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레딧(Reddit)이 영국에서 약 1,400만 파운드, 한화로 약 28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미성년자 이용자에 대한 연령 확인과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목차
  1. “나이를 스스로 적으라고?” 규제 당국, 형식적 연령 확인 문제 삼아
  2. 레딧 “프라이버시 지키려 했을 뿐”… 항소 방침
  3. “반쪽 인터넷” 우려… 플랫폼들, 영국 접속 차단까지 검토
  4.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커뮤니티 의존도 높은 구조
  5. “커뮤니티에서 거대 플랫폼으로” 달라진 위상

영국 정보보호 감독 기구인 정보위원회(ICO)는 레딧이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적법한 근거 없이 처리했으며, 이들이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될 위험을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기간은 2018년부터 2025년 중반까지로, 규제 당국은 “대형 플랫폼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나이를 스스로 적으라고?” 규제 당국, 형식적 연령 확인 문제 삼아

ICO는 레딧이 계정 생성 시 이용자에게 나이를 직접 입력하도록 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고 밝혔다. 감독 기구는 이 방식이 우회하기 쉬워 실질적인 보호 장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영국 정보위원회(ICO) 홈페이지
영국 정보위원회(ICO)는 레딧의 형식적인 연령 확인 절차가 실질적인 아동 보호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온라인안전법에 따른 보다 엄격한 연령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공: Mehaniq

영국은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Act)을 통해 아동 접근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에 대해 보다 엄격한 연령 검증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레딧은 지난해 7월부터 일부 연령 확인 절차를 도입했지만, 규제 당국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보고 추가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ICO 측은 “아동은 데이터 수집과 활용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며 “플랫폼은 연령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보호 장치를 갖출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레딧 “프라이버시 지키려 했을 뿐”… 항소 방침

레딧은 이에 대해 “이용자에게 불필요한 신원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개인정보 보호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규모 신원 확인 절차가 오히려 사생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 측은 결정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프라이버시 보호와 아동 안전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어느 선까지 데이터를 요구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반쪽 인터넷” 우려… 플랫폼들, 영국 접속 차단까지 검토

이번 사안은 레딧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규제를 둘러싸고 일부 해외 플랫폼들은 영국 이용자에 대한 콘텐츠 접근을 제한하거나 지리적 차단을 검토하고 있다. 규제를 따르느니 아예 서비스를 축소하겠다는 선택이다.

이 경우 이용자들은 우회 접속을 시도하게 된다. VPN을 활용한 카지노 및 성인 콘텐츠 접근 사례가 늘어나는 것처럼, 규제가 강화될수록 우회 수요 역시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부는 이 같은 움직임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검열과 보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커뮤니티 의존도 높은 구조

이번 사태는 국내 이용자에게도 시사점을 던진다. 국내에서도 청소년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게임, 스포츠, 사회 이슈 정보를 접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검색엔진 알고리즘 변화로 커뮤니티 게시물이 상위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면서, 어린 이용자 역시 자연스럽게 다양한 게시판에 유입되고 있다.

문제는 뉴스 정보와 성인 콘텐츠, 자극적인 게시물이 같은 플랫폼 안에 공존한다는 점이다. 게임 공략을 찾다 다른 게시판으로 이동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한국 역시 개인정보보호법과 청소년 보호 관련 규제가 존재하지만, 실효성 있는 연령 확인 체계와 플랫폼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도박, 불법 촬영물, 딥페이크 영상 등 아동·청소년 유해 콘텐츠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해외 규제 동향은 국내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커뮤니티에서 거대 플랫폼으로” 달라진 위상

전문가들은 이번 과징금이 상징하는 의미에 주목한다. 과거 레딧은 비교적 자유로운 커뮤니티 성격의 사이트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영국 내 방문자 수 상위권에 오를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한 디지털 정책 전문가는 “규제당국이 레딧을 더 이상 ‘커뮤니티 게시판’이 아니라 주요 소셜 플랫폼으로 본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플랫폼 규모와 영향력이 커진 만큼, 책임도 무거워졌다는 것이다.

아동 보호라는 명분과 개인정보 최소 수집 원칙 사이의 충돌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술 기업과 정부의 줄다리기 속에서, 이용자 특히 청소년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할 것인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연관 기사
목차
  1. “나이를 스스로 적으라고?” 규제 당국, 형식적 연령 확인 문제 삼아
  2. 레딧 “프라이버시 지키려 했을 뿐”… 항소 방침
  3. “반쪽 인터넷” 우려… 플랫폼들, 영국 접속 차단까지 검토
  4.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커뮤니티 의존도 높은 구조
  5. “커뮤니티에서 거대 플랫폼으로” 달라진 위상
연관 기사
목차
  1. “나이를 스스로 적으라고?” 규제 당국, 형식적 연령 확인 문제 삼아
  2. 레딧 “프라이버시 지키려 했을 뿐”… 항소 방침
  3. “반쪽 인터넷” 우려… 플랫폼들, 영국 접속 차단까지 검토
  4.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커뮤니티 의존도 높은 구조
  5. “커뮤니티에서 거대 플랫폼으로” 달라진 위상
연관 기사
목차
  1. “나이를 스스로 적으라고?” 규제 당국, 형식적 연령 확인 문제 삼아
  2. 레딧 “프라이버시 지키려 했을 뿐”… 항소 방침
  3. “반쪽 인터넷” 우려… 플랫폼들, 영국 접속 차단까지 검토
  4.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커뮤니티 의존도 높은 구조
  5. “커뮤니티에서 거대 플랫폼으로” 달라진 위상
Author
Image of 이 시우
이 시우
게임 저널리스트
어릴 적 용돈을 받으면 가장 먼저 게임 CD를 사러 가던 이시우 작가는 자연스럽게 게임 라이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 스토리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최근에는 iGaming 콘텐츠 기획으로 활동을 넓혔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땐 예전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며,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팀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