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로고와 법정 망치, 저울
스팀을 둘러싼 ‘갑질’ 논란이 영국 법정에서 본격적인 판단을 받게 됐다. 제공: Mamun_Sheikh 합성: 편집부

스팀 ‘갑질’ 논란, 결국 법정으로…英서 1조 3천억 원 집단소송

밸브가 운영하는 PC 게임 플랫폼 스팀이 영국에서 대규모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영국 경쟁 당국 산하 재판부가 밸브의 수익 배분 구조를 둘러싼 소송을 정식 재판으로 넘기기로 하면서, 최대 6억 5,6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가 법정에서 다뤄지게 됐다. 해당 소송이 인정될 경우, 약 1,400만 명에 달하는 영국 내 스팀 이용자가 보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목차
  1. 30% 수수료, 불붙은 스팀 ‘갑질’ 논쟁
  2. 스팀 밖 DLC 판매 ‘사실상 불가’… 시장 왜곡 논란?
  3. 그래서 얼마 돌려받나… ‘1인당 최대 8만 원’
  4. 소송은 아직 초반, 결론은 미지수

이번 집단소송은 아동 복지 캠페이너 비키 쇼트볼트(Vicki Shotbolt)가 제기한 것으로, 영국 런던 경쟁항소재판소(CAT)는 최근 밸브 측이 낸 소송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0% 수수료, 불붙은 스팀 ‘갑질’ 논쟁

원고 측은 밸브가 스팀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셔에게 최대 30%에 달하는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게임 가격이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됐고, 그 부담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소송장에는 밸브가 퍼블리셔들이 스팀 외 플랫폼에서 게임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더 이른 시점에 출시하는 것을 사실상 제한해 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구조가 경쟁을 저해하고 시장을 왜곡했다는 것이 원고 측의 핵심 주장이다.

영국 경쟁항소재판소 로고
경쟁법 및 시장 질서 관련 분쟁을 담당하는 영국 경쟁항소재판소(CAT)는 “해당 소송은 정식 재판에서 다툴 사안”이라고 밝히며 소송 진행을 허용했다. 제공: 영국 경쟁항소재판소

스팀 밖 DLC 판매 ‘사실상 불가’… 시장 왜곡 논란?

소송은 스팀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도 문제 삼고 있다. 스팀에서 게임을 구매한 이용자는 추가 콘텐츠(DLC) 역시 같은 플랫폼에서만 구매하도록 사실상 제한된다는 것이다. 원고 측은 이를 ‘플랫폼 종속’ 구조로 규정하며, 밸브가 이러한 방식으로 장기간 과도한 수익을 거둬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 종속 구조는 일반 게임 유통을 넘어, e스포츠 종목으로 활용되는 주요 PC 게임들 또한 스팀 생태계에 깊이 얽혀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쇼트볼트는 소송 제기 당시 “밸브가 시장을 왜곡하고 영국 게임 이용자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그래서 얼마 돌려받나… ‘1인당 최대 8만 원’

이번 집단소송은 약 1,400만 명에 달하는 영국 내 스팀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잠정적으로 산정된 손해배상 규모는 총 6억 5,6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 3천억 원)에 이른다.

원고 측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 1인당 게임 본편 구매에 대해 약 8~23파운드, 추가 콘텐츠(DLC)에 대해 14~29파운드가 보상될 수 있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개인당 약 22~44파운드, 한화로는 약 4만~8만 원 수준이다.

다만 해당 금액은 장기간 누적된 구매 내역을 기준으로 산정된 평균치로, 영국 현지 기준에서는 일회성 ‘큰돈’이라기보다는 집단소송을 통해 환급받는 전형적인 보상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송은 아직 초반, 결론은 미지수

밸브는 소송 초기 단계에서 재판 자체를 막기 위해 자금 조달 구조와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소송 중단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원고 측은 이미 1,860만 파운드(한화 약 367억 5천만 원) 이상의 소송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수수료 정책을 둘러싼 글로벌 규제 및 소송 흐름과도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 구조가 소비자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본격적으로 다투는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판결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소송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보상 여부와 규모는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스팀의 수익 구조가 법정에서 정면으로 검증받게 됐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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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우
게임 저널리스트
어릴 적 용돈을 받으면 가장 먼저 게임 CD를 사러 가던 이시우 작가는 자연스럽게 게임 라이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 스토리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최근에는 iGaming 콘텐츠 기획으로 활동을 넓혔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땐 예전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며,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팀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