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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 쓰면 불이익?”… EA, 사내 AI 강제 도입에 직원들 반발 확산

《피파》, 《심즈》 등 유명 프랜차이즈를 소유한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 아츠(EA)가 최근 전사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확대하면서, 내부 개발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목차
  1. 코드부터 콘셉트 아트까지, “AI가 다 해라”
  2. AI가 고용 위협? 해고된 QA 팀의 증언
  3. 77조 인수 후 급변한 EA… AI 확장은 재무 압박 때문?
  4. EA만의 문제일까? 업계 전반으로 퍼지는 AI 도입
  5. 기술 진보인가, 노동 침식인가… AI와 공존의 조건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경영진의 의도와 달리, 현장에서는 오히려 기술에 대한 회의감과 고용 불안이 동시에 퍼지고 있는 분위기다.

코드부터 콘셉트 아트까지, “AI가 다 해라”

EA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배틀필드 6
지난 10월 10일 출시된 EA의 대표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배틀필드 6》 제공: EA

EA는 최근 직원들에게 자사 개발 AI 챗봇 ‘ReefGPT’를 비롯한 다양한 인공지능 도구 사용을 사실상 의무화했다. 이 기술은 단순한 아이디어 메모 수준을 넘어, 게임 코드 생성, 콘셉트 아트 제작, 레벨 디자인 보조, QA 프로세스 자동화 등 개발 전반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익명의 직원들에 따르면, 실제 현장에서는 “AI가 도와준다”기보다는 “AI 때문에 일이 늘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예컨대 코드 작성에 AI를 쓰더라도, 결국 사람이 다시 전부 뜯어고쳐야 하거나, AI가 기존 작업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부서에선 자신의 작업 방식과 데이터까지 AI 훈련에 제공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어, 일각에선 이것이 “결국 나를 대체할 도구를 내가 키우는 셈”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AI가 고용 위협? 해고된 QA 팀의 증언

EA 내부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차례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겪으면서, 이 같은 AI 도입이 단순한 기술 변화라기보다 “인력 축소를 위한 사전 단계”처럼 여겨지는 정서도 강하다.

《타이탄폴》, 《스타워즈: 제다이》 시리즈로 알려진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전직 고위 직원은, 자신의 팀이 품질관리(QA) 단계에서 AI 자동화 도입과 함께 해고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기술은 플레이테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 내 오류나 문제점을 분석하는 데 활용됐고, 결국 QA 인력이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77조 인수 후 급변한 EA… AI 확장은 재무 압박 때문?

EA는 지난 9월, 실버레이크(Silver Lake)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어피니티 파트너스(Affinity Partners)가 주도하는 투자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전체 규모는 약 550억 달러, 한화로는 약 77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하지만 이 계약은 200억 달러(약 28억 원)에 가까운 차입금(레버리지, 주: 매입자의 투자를 빌려 규모를 확대한 것, EA 측이 갚아야 할 금액)이 포함된 구조였고, 업계에서는 “AI 도입 확대가 결국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라는 재무적 압박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EA의 CEO 앤드류 윌슨은 이전부터 AI 기술에 대한 신뢰를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 그는 AI가 EA의 개발팀을 보완하고, 창의성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도움”보다 “감시”, “확장”보다 “축소”라는 감정이 더 앞서는 모양새다.

EA만의 문제일까? 업계 전반으로 퍼지는 AI 도입

게임 서브노티카2의 한 장면
최근 ‘AI 퍼스트’를 선언한 크래프톤이 유통하는 게임 《서브노티카 2》 제공: 언노운 월드 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

EA의 변화는 게임 업계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흐름의 일부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서브노티카 2》, 《어비스 오브 던전》 퍼블리셔인 크래프톤은 최근 AI 사용을 최우선으로 하는 ‘AI 퍼스트 회사’를 선언하고, 조직 전체에 AI 기반 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갓 오브 워》 전 개발진 출신인 메건 모건 주니오(Meghan Morgan Juinio)도 최근 AI 옹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AI 기술이 개발자의 역량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이 흐름은 이미 멈출 수 없는 진화의 일부라고 말한 바 있다.

기술 진보인가, 노동 침식인가… AI와 공존의 조건

게임 업계의 AI 도입은 분명 더 이상 실험 단계가 아니다. 코드, 시나리오, QA, 디자인 등 모든 업무에 걸쳐 AI가 깊이 관여하게 되면서, 개발자들은 이전과 전혀 다른 협업 구조, 혹은 경쟁 구조 속에 놓이게 됐다.

문제는 기술의 속도가 아니라,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에 있다. AI가 ‘팀을 돕는 동료’인지, 아니면 ‘개개인을 대체하는 시스템’인지에 따라 같은 기술도 완전히 다른 감정선을 만들어낸다. EA 내부의 논란은, 그런 질문이 더 이상 이론이 아닌 현실이 된 순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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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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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우
게임 저널리스트
어릴 적 용돈을 받으면 가장 먼저 게임 CD를 사러 가던 이시우 작가는 자연스럽게 게임 라이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 스토리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최근에는 iGaming 콘텐츠 기획으로 활동을 넓혔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땐 예전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며,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팀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