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유럽 게임 산업에 전례 없는 ‘노동자 연대’가 등장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의 대표 게임노조들이 연합을 결성하며, AI 기술 도입과 반복되는 구조조정, 그리고 유독성 조직문화에 맞서겠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 “AI 도입이 해고 이유가 되어선 안 된다”
- 테이크투 사무실 앞 시위… “노조 활동 이유로 해고됐다”
- “고립은 끝났다… 이제는 연대의 시간”
- 잇단 해고의 도미노… 뒤따르는 글로벌 게임사들
- 한국 게임 업계에 던지는 시사점
이번 연합에는 프랑스의 STJV, 영국 IWGB 게임노조, 스페인의 CGT, 이탈리아의 FIOM-CGIL, 독일의 Ver.di, 아일랜드의 Game Workers Unite가 참여했다. 이들은 다국적 게임사들의 글로벌 구조조정과 AI 전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을 초월한 연대가 필요하다”며, 향후 공동 시위와 협의,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AI 도입이 해고 이유가 되어선 안 된다”
노조 측은 공동 성명에서 “게임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 사내 발언권 억압, 원격근무 강제 해제와 AI 자동화 콘텐츠 생산 강요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ChatGPT 등 생성형 AI 도구가 콘텐츠 제작 도구로 일방 도입되며, 개발자들의 창의성과 고용 안정성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AI는 도구일 뿐, 노동자를 대체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의 흐름은 ‘해고의 정당화’로 오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이크투 사무실 앞 시위… “노조 활동 이유로 해고됐다”
이번 연합 결성은 최근 IWGB 소속 노동자 31명이 《GTA 6》 개발사인 락스타 게임즈의 모회사 테이크투로부터 해고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해당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인 슬랙 규정 변경과 관련한 내용을 비공식 디스코드 서버에서 논의한 것이 ‘기밀 유지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고됐으나, 노조 측은 이를 ‘노조 활동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노조 연합은 파리의 테이크투 사무실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영국 IWGB는 락스타를 상대로 정식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고립은 끝났다… 이제는 연대의 시간”
IWGB 대변인 스콧 알스워스는 “지금은 게임 업계의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그동안 각국 게임 노동자들이 고립감과 두려움 속에 일해왔다면, 이제는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해고와 탄압에 맞서 유럽 전체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잇단 해고의 도미노… 뒤따르는 글로벌 게임사들
이 같은 움직임은 게임 업계 전반의 연쇄적인 구조조정 흐름과 맞물려 있다. 최근 몇 달간 다음과 같은 대형 해고 사태가 이어졌다:
- 유비소프트: 최근 1년간 1,500명 이상 해고, 부채는 11억 유로 돌파
- 스퀘어에닉스: 서구권 스튜디오 정리 및 QA 인력 70%를 AI로 대체하겠다고 발표
- 아마존: 게임 부서를 포함해, 전사적으로 최대 3만 명 해고 예정
- 크리스탈 다이내믹스, 에이도스 몬트리올, 선더풀 그룹, 레드힐 게임즈 등도 줄줄이 감원 단행
- 크래프톤: AI 중심 조직 재편을 이유로 희망퇴직 유도 및 신규 채용 전면 중단
한국 게임 업계에 던지는 시사점
AI 기반 콘텐츠 자동화와 연이은 글로벌 구조조정, 그리고 이에 맞선 ‘노동자 중심의 초국가적 연대’는 한국 게임 업계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 한국은 게임 제작 환경에 있어 점차 ‘AI 기술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플랫폼 의존도와 크런치 문제도 여전한 상황이다.
유럽의 사례는 ‘기술 변화 속 노동자의 권리 보호’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일지도 모른다. 그 해답은 단순히 기술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본질적인 고민에서 출발하고 있다.
업데이트 날짜: 2025년 12월 10일 오전 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