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장면을 배경으로 무기를 든 배틀그라운드 캐릭터가 전장을 응시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제공: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가 폭탄 교사?!” 인도네시아 정부, 韓 게임 규제 검토 나서

인도네시아에서 100명 가까운 부상자를 낳은 학교 폭발 사고 이후, 현지 정부가 온라인게임에 대한 규제를 공식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목차
  1. 고등학생의 사제폭탄 테러… 정부는 ‘게임 탓’ 주장
  2. 게임 아닌 ‘따돌림’이 원인?… 경찰과 분석가 입장 달라
  3. 배틀그라운드는 왜 표적이 됐나?

규제 대상에는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의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도 포함돼 있으며, 무기 사용이 쉽고 폭력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등학생의 사제폭탄 테러… 정부는 ‘게임 탓’ 주장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단호한 표정으로 연단에서 연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제공: Bang Ricci

사건은 지난 11월 7일, 자카르타 북부의 한 고등학교 이슬람 사원에서 금요 예배 중 발생했다. 17세 남학생이 사제폭탄을 터뜨려 학생과 교직원 등 96명이 다쳤으며, 용의자는 사건 직전까지 괴롭힘에 시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그의 집에서 장난감 총기, 백인우월주의 문구, 극우 성향 이미지 등을 확보했지만, SNS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해당 사건을 보고받은 뒤 내각에 “게임이 청소년의 폭력성을 자극할 수 있다”며 관련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프라세티오 하디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은 다양한 무기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이는 폭력을 일상처럼 느끼게 만든다”고 규제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게임 아닌 ‘따돌림’이 원인?… 경찰과 분석가 입장 달라

수사 당국은 가해 학생이 지속적인 따돌림을 당한 피해자였고, 테러는 이에 대한 보복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장난감 총에 새겨진 극우 문구 역시 실질적인 조직 연계보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콘텐츠의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리들완 하빕 인도네시아대학교 정보분석가는 “용의자가 인터넷에서 극단적 자료를 찾아 흉내 낸 가능성이 크며, 게임보다는 따돌림과 개인적 고립이 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왜 표적이 됐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게임 화면
3인칭 시점에서 캐릭터가 총을 들고 도시형 전장을 탐색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게임 플레이 장면. 제공: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인도네시아에서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게임으로, 현지 10대·20대 사이에 널리 확산된 상태다. 일각에선 정부가 청년층의 반정부 정서와 분노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희생양 찾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8월에는 국회의원 특혜 수당 논란을 계기로, Z세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개발사 크래프톤과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도 찰리 커크 피격 사건을 계기로 게임과 현실 폭력의 연관성을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게임 콘텐츠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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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우
게임 저널리스트
어릴 적 용돈을 받으면 가장 먼저 게임 CD를 사러 가던 이시우 작가는 자연스럽게 게임 라이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 스토리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최근에는 iGaming 콘텐츠 기획으로 활동을 넓혔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땐 예전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며,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팀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